알루미늄 폴 중에서 보기 드물게 가벼운 제품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FLZ 폴
가격 207,000 (블랙다이아몬드 공식홈페이지 기준)
사이즈 125cm (접었을 때 37cm)
무게 212g (낱개 기준)
EVA폼 그립
FLICKLOCK 시스템
예전에 처음 혼자 산행을 할 때는 오히려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재도 하산 시에 내리막 구간이라고 해서 무조건 스틱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5시간 이내의 짧은 산행이라든지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는 경우는 두 발과 두 손을 사용하는 방식이 더 편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산을 오르는 경우, 그리고 험로라서 지형지물을 잡는게 훨씬 안전한 길에서는 오히려 등산스틱이 거슬릴 때가 있긴 합니다. 반대로 장시간 산행을 하는 경우, 낙엽이 쌓여있거나 빙판으로 덮인 길을 지나가는 경우, 그리고 상당히 긴 내리막길을 내려가야 하는 경우는 안전의 문제도 있고 무릎에 최대한 부담을 덜 주기 위해서 꼭 스틱을 꺼냅니다.
트레킹 폴은 크게 일자형과 접이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수 있는데 먼저 일자형은 접이식 스틱보다 내구성이나 길이 조절이 용이해서 사용자의 신장에 상관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지만 반대로 최단으로 접어도 수납할 수 있는 길이가 보통 60cm 전후가 되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단점으로 느끼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접이식 트레킹 폴의 단점은 내구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직 방향이 아닌 사선으로 폴을 짚고 힘을 주게되면 아무래도 일자형 보다는 파손될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물론 그 소재가 카본이면 더 심하겠죠. 장점은 아무래도 수납할 때 짧게 수납이 가능하여 배낭에 결속할 필요 없이 사이드포켓에 간편하게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스틱에 많이 의존하며 산행하는 스타일이 아니므로 가급적이면 가벼웠으면 좋겠고 수납도 편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여기서 제품의 소재에 대한 고민이 생겼는데 카본으로 만들어진 트레킹 폴은 특히나 겨울의 혹한에 힘을 잘 못 사용하면 하단부가 부러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구입 시점이 겨울이었고 당장 써야 하는 트레킹 폴이 별 탈 없이 내년 3월까지 버텨줬으면 하는 생각에 무게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디스턴스 FLZ폴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등산을 하려면 스틱은 꼭 필요한 제품이지만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은 거품이 심하다는 시각도 있고, 비싼 제품이 그래도 확실히 좋다는 의견도 많은 게 이 장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만 모처럼 정말 좋아서 하게 된 취미 생활이 등산이고 길게 본다면 오히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는 레키의 제품들보다 메리트가 더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구입 시점은 블랙다아이몬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난 11월 초입니다.. 두세 번 정도의 필드 테스트를 거치고 후기를 쓰고 싶어서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 목차
1. 알루미늄 디스턴스 FLZ 폴 첫인상
등산 용품점에 가보면 대부분 스틱들이 사진과 같은 상태로 진열대에 걸려있는데 거기에 비닐 포장만 한 상태로 배송이 됩니다. 그렇다고 제품에 손상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우측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처음에 이 제품을 주문할 때 파우치는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줄 알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는데 알고 보니 기본적으로 하나의 파우치를 제공하더라고요. 물론 여분으로 하나 더 가지고 있어도 괜찮긴 할 것 같지만 혹시 해당 제품을 구입할 예정이신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포장을 벗겨낸 상태입니다. 파란색의 소형 바스켓이 처음부터 장착된 상태로 왔습니다. 별다른 설치 없이도 배송된 이 상태 그대로 바로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다른 액세서리들은 쉽게 탈거가 가능했지만 트레킹 폴을 고정하기 위해서 사용한 케이블 타이가 빈 공간 없이 타이트하게 결속된 상태라 뜯어내는데 다소 애를 먹었네요. 집에 있는 니퍼를 이용해서 최대한 스크레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색상도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폴의 상단부분은 검은색이고 중단과 하단은 파란색과 보라색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 납니다. 예전 블랙다이아몬드의 스톰 500R 헤드랜턴을 리뷰할 때도 말씀드렸는데 이 브랜드가 사용하는 파란색은 정말 특징적인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과하지 않게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점도 디자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분해한 구성품입니다. 추가로 제공된 액세서리들은 스노우 바스켓, 폴 고정용 벨크로 타이, 파우치, 고무팁 정도입니다. 당장 쓸 일이 없는 녀석들은 한곳에 잘 모아서 보관했습니다. 참고로 블랙다이아몬드 트레킹 폴 제품들은 추후에 사용자가 스스로 부속을 구입해서 교체하거나 바스켓이나 스트랩을 바꿀 때 구입 시기라든지 모델명을 알아야 호환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포장했던 두꺼운 종이로 된 판자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 있지만 굳이 보관하기엔 부담스러우니 사진을 찍어두거나 메모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사이즈 선택 방법과 디스턴스 FLZ폴 사용해 보기
접이식 트레킹 폴의 사이즈 선택
등산을 하는 사람들마다 각자 산행 스타일이 달라서 어떤 게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평지를 걸을 때 적절한 트레킹 폴의 길이는 스트랩에 손을 끼우고 그립을 파지한 상태에서 팔의 각도가 90도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산 시에는 이보다 폴을 좀 더 길게 빼서 사용하고 등반 시에는 좀 더 짧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블랙다이아몬드의 FLZ 트레킹 폴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일단 세 종류의 사이즈가 있습니다. 110, 125, 140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게 폴을 최대한 길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를 의미합니다. 즉 각각의 사이즈에 cm 단위를 붙이면 됩니다. 그리고 110 사이즈의 폴은 가장 짧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가 95cm, 125 사이즈는 110cm, 마지막으로 140cm의 가장 짧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는 125cm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한 가지 고민인 부분이 있습니다.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보면 위와 같은 각 사이즈 별로 사용하면 적합한 신장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당장은 제가 사용할 것이지만 추후에는 신장이 160cm인 가족과 같이 사용할 예정이라 저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신장 160cm인 사람의 기준으로 실측해 보면 팔을 90도로 했을 때 바닥부터 폴의 끝 길이가 대략 100cm였습니다. 그렇다면 블랙다이아몬드에서 제공하는 표에서 무언가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5 사이즈의 권장 신장에는 분명 160cm도 사용이 가능한데 이 제품의 최단 길이는 110cm입니다. 하지만 160cm인 사람의 기준으로 팔을 90도로 했을 때 100cm가 나오므로 125 사이즈의 제품은 사용이 어렵다는 말이 되겠죠. 그렇다면 110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제가 사용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25 사이즈도 160cm 또는 그 이하 신장의 사람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폴을 짧게 사용해야 하는 경우부터 생각해 보면 산을 오르는 경우가 되겠죠. 그때는 110cm로 길이를 맞추고 스트랩을 조금만 느슨하게 한 후 그립의 아랫부분을 잡으면 충분히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평지를 걸을 때는 110cm로 맞추고 일반적인 그립으로 파지해도 등산화를 신게 되면 그만큼 신장이 더 커지므로 팔의 각도 역시 불편함이 없게 됩니다. 실제로 160cm인 사람이 능선 길을 걸을 때 직접 사용해 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마지막 제일 중요한 하산 시에는 원래 보다 폴의 길이를 길게 잡는 게 일반적입니다. 오히려 110 사이즈의 제품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습니다. 폴을 길게 늘릴 수 없으니 그만큼 허리를 숙여가며 땅을 짚어야 하기 때문이죠. 차라리 키가 좀 작으신 분들도 125 사이즈 제품을 선택하여 사용하면 등산 스틱이 가장 빛을 발하는 하산 시에 좀 더 여유 있게 폴의 길이를 맞추고 내려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연히 무조건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겠죠? 140 사이즈를 선택하면 등반을 하는 경우 또는 평지 길을 걸을 때 상당히 불편할 수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자신의 산행 스타일을 고려해서 사이즈를 정하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키가 작다고 해서 무조건 110 사이즈를 고르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사이즈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접이식 폴의 가장 단점이 아닐까요? 일자형 폴은 길이 조절에서 상당히 자유로우니 사이즈 고민 없이 그냥 주문 후 사이즈를 조절해서 사용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차라리 이도 저도 다 귀찮으신 분들은 당연히 일자형 폴을 쓰시는 게 유리할지도 모르겠네요.
디스턴스 FLZ폴 사용해보기
사용 전 항상 꼼꼼하게 매뉴얼을 읽는 편입니다. 그냥 펼치고 당기고 고정해서 사용하면 되지만 혹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 싶어서요. 주의점도 있고 폴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으니 읽어 보는 게 무조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용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몰라 조심해서 접힌 부분을 일자에 가깝게 펼치고 잠금장치를 걸었는데 사용하다 보면 그냥 대충 펼쳐 놓고 잠금장치를 걸어도 충분히 잘 고정이 됩니다. 영상과 같이 조금 뻑뻑한 느낌이 들더라도 고장이 아니니 힘을 줘서 잡아당기면 잠금장치가 걸립니다.
위의 과정대로 하면 폴의 길이가 110cm가 됩니다. 즉 폴을 최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가 됩니다. 여기서 추가로 길이를 길게 하려면 플릭을 해제하고 살짝 당기면 길이 조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길이는 좌측과 같이 원하는 눈금에 맞춰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최대 길이 지점인 125cm에 STOP 안내가 있습니다. 그 라인을 넘긴 채로 고정하게 되면 파손의 위험이 발생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실제로 사용할 때는 혹시 몰라서 125cm에 걸치게 고정하지 않고 그보다 좀 더 낮은 길이로 맞춰서 안정감 있게 쓰는 편입니다.
보관은 포함된 벨크로 타이를 이용해서 잘 고정한 후 파우치에 넣으면 됩니다. 특히 바스켓이 작아서 폴을 접었을 때 두껍지 않게 정돈되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파우치에도 쉽게 들어가고 배낭의 사이드포켓에 넣을 때도 걸리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도이터 푸트라 24리터 배낭에도 크게 무리 없이 잘 들어갑니다. 어지간한 20리터 대의 배낭이라면 충분히 무리 없이 수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총평
디스턴스 FLZ 폴의 125 사이즈의 무게가 낱개 기준으로 212g입니다. 재원상으로만 놓고 비교해 보면 레키의 어지간한 카본 폴 제품들 보다 더 가볍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가볍다는 것이 무조건 장점은 아니라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자 하는 경우라든지 아니면 무거운 폴로 인해서 산행 중 피로감을 빠르게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경량의 제품에 눈이 더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상의 퀄리티와 내구성을 지닌 제품은 아닙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우수한 휴대성과 사용의 편리성에 더해서 디자인도 상당히 훌륭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만가지 리뷰 > 트래킹 등산 장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키 마카루 FX TA 내구성 좋은 접이식 등산스틱 (0) | 2025.03.10 |
---|---|
잠발란 가이드 와이드 GTX 장거리용 중등산화 추천 (0) | 2025.03.10 |
미스테리랜치 쿨리25 사계절 등산 배낭, 윙맨은 덤 (0) | 2025.03.10 |
미스테리월 디팩3.0 향상된 상품성과 등산배낭 모양 잡기 (0) | 2025.03.10 |
가벼운 등산용 써모스 보온병 900ml 후기 (0) | 2025.03.10 |
파타고니아 토렌쉘 3L 등산용 가성비 하드쉘 후기 사이즈팁 (0) | 2025.03.09 |
그레고리 ZULU 줄루 30 사계절 등산배낭 구입 후기 (1) | 2025.03.08 |
그레고리 JADE 제이드 38 동계용 여성 등산배낭 후기 (1) | 2025.03.08 |